memo #15
D 2009/11/09 22:07 # 누군가는 반지에는 관심이 없으되 그 반지를 낀 그녀의 손이 보고싶을 뿐이고 또 누군가는 그녀에게 선물로 청바지를 사주고 싶을 것인데 나 역시 위 두 가지를 모두 생각하곤 하지만 그 외에도 꼭 해보고 싶은게 있다면, 어느 밤 스카이라운지에서 아내에게 피아노 연주를 해주는 것이 그것이다. 그 어느 밤은 계절은 상관없을 것 같고 날씨도 아무래도 좋겠지만 단지 느긋하고 깊은 밤이었으면 하는데 그 날은 하지만 어떤 기념일은 아니고 그냥 특별하지 않은 '어느' 날 퇴근하고 난 밤이었으면 좋겠다. 스카이라운지는, 호텔 최상층에 하나씩 있는 바일 수도 있지만 꼭 그럴 필요는 없고 다만 어중이 떠중이들이 분위기 좀 내보려고 찾는 대중적인 라운지여서는 안 된다. 연주를 들려줄 사람은 여자친구이기보다는 연인이자 아내였으면 좋겠다. 애인에게 환심을 사기 위한 능력 발휘라거나 '선물'의 구성요소가 되는 연주가 아닌, 지속적이고 일상적인 사랑의 발로였으면 좋겠다. 일을 마치고 만나서 이런저런 얘기도 하면서 아내와 데이트를 즐기다가, 드레스나 수트를 입고 열심히 노무를 제공하고 있었을 아르바이트생에게 잠시 저리 가서 쉬라고 얘기하고 슬쩍 올라가 그렇게 음악을 들려주고 싶다.
+ 현실은 이런 망상과는 다르게 각박하기만 할까? 그렇지는 않을 것 같다. 내가 나의 인생이 그렇게 되어버리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테고, 가끔 음악회라도 갈 시간이 있는 부부라면 그럴 시간에 이 정도는 어려운 일이 아니다. 테이블에 앉아서 연주를 듣고 있을 아내 옆에 아들/딸을 그려넣어본다면, 사실 그림은 일순 '현실적'으로 퇴색해버릴지 모른다. 특히 그 아들/딸이 아직 분별이 없고 자신들의 감정과는 무관하게 오로지 의사소통의 유일한 수단으로서 맹렬히 울어대는 나이라면 곤란하다. 그렇지만 조금 더 자란 아들/딸들이어서 엄마와 같이 음악을 들으면서 자기들도 이 다음에 악기를 연주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거나 조금 더 철이 들어서 ㅡ이 정도 시기라면 나도 나이를 먹을 만큼 먹었겠는데ㅡ 가족들에게 음악을 들려줄 수 있는 따뜻하고 여유로운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면, 그런 현실은 피곤한 와중에도 참 보람있는 현실이 되어주지 않을까.
# 飛行機が着地を完了すると禁煙のサインが消え、天井のスピーカから小さな音でBGMが流れはじめた。それはどこかのオーケストラが甘く演奏するビートルズの「ノルウェイの森」だった。そしてそのメロディーはいつものように僕を混乱させた。いや、いつもとは比べものにならないくらい激しく僕を混乱させ揺り動かした。 村上春樹、「ノルウェイの森」
+ 오랜만에 마신 두유에서는 옛날 맛이 났다. 지지난번 겨울 조용하고 무기력하던 동통의 시간. 추웠던 날 마신 라떼의 맛은 최악이었다. 거기엔 지난 겨울 밤새 한 숨도 못자고 엉망인 기분으로, 눈내리던 자하연에서 처음으로 맛본 다시는 느끼고 싶지 않았던 그 먹먹하던 감정이 아직도 그대로 남아있었다.
# 금요일 밤 신촌바닥에 쏟아낸 나라걱정은 에이포 서른 장은 거뜬하지 않을까.
# 一心不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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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실은 이런 망상과는 다르게 각박하기만 할까? 그렇지는 않을 것 같다. 내가 나의 인생이 그렇게 되어버리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테고, 가끔 음악회라도 갈 시간이 있는 부부라면 그럴 시간에 이 정도는 어려운 일이 아니다. 테이블에 앉아서 연주를 듣고 있을 아내 옆에 아들/딸을 그려넣어본다면, 사실 그림은 일순 '현실적'으로 퇴색해버릴지 모른다. 특히 그 아들/딸이 아직 분별이 없고 자신들의 감정과는 무관하게 오로지 의사소통의 유일한 수단으로서 맹렬히 울어대는 나이라면 곤란하다. 그렇지만 조금 더 자란 아들/딸들이어서 엄마와 같이 음악을 들으면서 자기들도 이 다음에 악기를 연주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거나 조금 더 철이 들어서 ㅡ이 정도 시기라면 나도 나이를 먹을 만큼 먹었겠는데ㅡ 가족들에게 음악을 들려줄 수 있는 따뜻하고 여유로운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면, 그런 현실은 피곤한 와중에도 참 보람있는 현실이 되어주지 않을까.
# 飛行機が着地を完了すると禁煙のサインが消え、天井のスピーカから小さな音でBGMが流れはじめた。それはどこかのオーケストラが甘く演奏するビートルズの「ノルウェイの森」だった。そしてそのメロディーはいつものように僕を混乱させた。いや、いつもとは比べものにならないくらい激しく僕を混乱させ揺り動かした。 村上春樹、「ノルウェイの森」
+ 오랜만에 마신 두유에서는 옛날 맛이 났다. 지지난번 겨울 조용하고 무기력하던 동통의 시간. 추웠던 날 마신 라떼의 맛은 최악이었다. 거기엔 지난 겨울 밤새 한 숨도 못자고 엉망인 기분으로, 눈내리던 자하연에서 처음으로 맛본 다시는 느끼고 싶지 않았던 그 먹먹하던 감정이 아직도 그대로 남아있었다.
# 금요일 밤 신촌바닥에 쏟아낸 나라걱정은 에이포 서른 장은 거뜬하지 않을까.
# 一心不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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